비 오는 날의 해미읍성은 더 좋구나.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없고 쌀쌀은 하지만 그 더운 여름을 생각하면 고맙기 그지없는데 춥다를 입에 달고 다니네. 연식이 있어서인가 말을 참지 못하고 그냥 생각한 대로 내뱉아 버리는 것을 보면서 나도 말을 참는 법을 배워야겠구나를 생각했다.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상대방을 보면서 더 생각하게 된다. 소나무숲에서 대나무숲까지 돌아 나오면서 늘어진 감나무에 감을 따려고 애쓰는 사람을 보면서 저러고 싶을까? 그냥 두면 얼마나 가지에 달린 주홍감이 이쁘고 오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올려다보며 미소 지을 텐데.. 살도 쪘으면서 까치밥까지 뺏어 먹으려는 하질 것 없는 욕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네 가끔 느끼지만 사람밖에 추한 동물이 없는거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