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바람이 데리고 온 비는 모슬산은 물안개 가득한
녹눅한 숲을 보면서 걷기 시작한다.
물기를 머금은 밭들과 꽃들은 보는 내내
아늑하고 촉촉한 산야를 만들고 있다.
숲은 숲대로 나는 나대로 비에 젖어 걷는다.
작은 무덤가에 핀 제비꽃도 젖어 드는데
거미줄에 아롱다롱 맺힌 물방울에
마음이 간다.
그래 걷고 걸은 이 길의 끝에서 나는
무슨 생각에 젖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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