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싸주신 점심..ㅎ
쉬카라산 빙하 트레킹 가기 위해 사륜구동차로
먼 길을 가던 도중 내려서 맛나게 먹고..
또 한없이 거친 길을 덜컹대고 간다.
군데군데 포장 중인 길도 있고 포장된 길도 있지만
외길인 데다 산에서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이 자꾸
도로를 망가트리고 있었다.
아마도 배수로를 뚫고 아스팔트를 다 깔기 전에는
이 길은 늘 이런 모양일 듯싶다.
관광객이 몰리긴 하지만 아직은 나라 살림이
역부족인 듯.. 화장실도 그렇고...
점심을 먹은 간이휴게소 뒤에서 광천수라고
기사분이 물을 떠다 주는데 기사분은 마셔도
우린 가이드님이 마시지 말라고 한다.
혹, 배탈 날 수도 있다고..
쉬카라빙하를 오르는 8km는 날씨도 덥고
정말 힘들었지만 누런 개 한 마리가 따라온다.
오빠 내외는 중간에 포기하고 언제 또 올까 하고
힘들어도 오르고 보니 끝까지 오른 사람은 반정도..
오르는 길은 야생화가 아름답고 초록의 들판과
빙하물소리가 우렁차지만 따갑게 내리 꽂히는
날카로운 햇빛은 딴 곳에 정신을 팔지 말고 땅만
보고 가야 하는데 잠시라도 풍경에 한눈팔다가는
넘어져 다칠 수 있어 퍽이나 조심스럽다.
길이 고르지 않고 돌이 건들건들 움직여서 자칫
넋 놓고 걷다가 발목 접질리기 십상인 빙하길이다.
난 운동화다 보니 조금은 미끄러워
신경이 바짝 곤두서는데 그 높은 곳까지
개 한 마리가 계속 따라붙어 인도(?)하네.
가방에서 비상식량 육포를 건네주니 구세주 만난 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이 걸어주면서
자꾸 쳐다보는 눈길이 애처롭다.
중성화를 시켜 짖지도 못하고.. 측은지심이 생긴다.
빙하에 도착하니 녹아내리는 빙하물은
그야말로 얼음물이고 손도 씻고 양말 벗고 발을 씻고
담그고 있을 수는 없지만 시원함에 붉게 익은 얼굴과
피곤이 절로 가라앉는다.
빙하 사이에 박혔던 돌들이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투두툭! 툭! 툭! 메아리로 울린다.
안전시설도 없고 빙하 가까이 가는 것은 위험하다.
도시락에서 하나 남긴 사과를 둘이 먹고 땀을
식힌 후에 하산이다.
내려오니 안 가신 분들이 수고했다고 야생화로
꽃다발을 만들어 건네주면서 사진을 찍어 준다.ㅎ
남편 말이 아마도 10년 안에는 이 빙하도
다 녹아 없어질지도 모르겠다고...
우리 아이들이 내 나이에 조지아를 온다면
이 빙하는 없어져 버릴 거 같아서.. 서글프다.

















































'내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투미에서...(2024-6-18) (1) | 2024.07.17 |
---|---|
우쉬굴리 마을에서...(2024-6-17) (0) | 2024.07.17 |
우쉬굴리의 코룰디 호수에서...(2024-6-17) (0) | 2024.07.17 |
주구디디와 메스티아 에서...(2024-6-16) (1) | 2024.07.14 |
카즈베기,모자이크파노라마,프로메테우스 동굴에서...(2024-6-15) (0) | 2024.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