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아버님..대근에미 입니다.

박부용 2009. 9. 1. 20:15

 

 

대근에미입니다

                                                                                         

                                                                                                박옥주

 

                                                                                         

오래도록 당신은  우리 모두의 버팀목이셨습니다.

 가을낙엽처럼 버석하고 겨울나무처럼 앙상하게 물기없이 말라가는 중에도

 당신이 호흡하는 모든 시간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원동력이고 구심점이었습니다.

 

당신을 보내던 날

 하늘은 맑았으나 가슴은 캄캄하게 어두워 빗장뼈 아래로 물이 차올랐습니다

 

아버님

 이승의 끈을 그토록 모질게 자르시고 가야할 길이 그리도 바쁘셨던가요.

홀로되신 어머니의 눈물에 그리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시던가요.

 가물어 어머니의 힘듬을 아시고 가시면서 하염없이 비를 보내주셨던가요.

 자식들의 어려움을 아시고  그리 맑은 햇살을 보내주셨던가요.

 지금도 어머니를 내려다 보고 계시는가요.

 어머니의 한숨에 아직도 머뭇거리고 계시는가요.

 

깊은 밤  불빛  하나둘 꺼지면 어머니 눈물 가득 당신이 아른거리고

 지팡이 소리 똑.똑.귓가에 생생히 들린다해도

 새벽여명이 밝아와도 오지 않는 당신은

 밤새 어머니 다니는 길목에 달맞이 되어 고운 향기 보내지만

 

이제는 명주실 같이 고운 이승의 끈을 놓으시고

 못다한 자식들 마음의 눈물 잊으시고

 가시는길 편히 가시옵소서.

 편히 가시옵소서.

 

 

 

 

2009년 유월 초사흘에...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러운 봄날은...  (0) 2010.04.21
고향이 아직도 내곁에...  (0) 2009.10.16
그냥 눈물이 납니다..  (0) 2009.09.15
늙어서도...  (0) 2009.09.09
스쳐지나간 날...  (0) 2009.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