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받기만 했을뿐...(2005-5-26)

박부용 2018. 9. 20. 21:51

분주한 가정의 달이란 오월을 앙앙거리며 재촉하듯이 보내고 나니
그냥 오랫만에 하루 느른한 시간을 보내려다 산에 다녀왔습니다.


숲은 한여름 보다 훨씬 맑은 초록의 빛깔로 단장을 하고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순하게 만듭니다.
며칠 전의 비끝이라 공기도 맛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오월은 이래저래 주머니를 열어 놓고 지내야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내가 찾아 갈 사람이 있고
내가 드린 선물로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것에
감사 할 뿐이지요.


지금까지 받기만 했을 뿐...그래서 더욱 마음이 시큰 거립니다.
이만큼의 복업(福業)에 기대어 살고 있음도
어찌보면 나의 부모님이 쌓아 놓은 공덕으로 살고 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닌데...
어찌 이리 부모님께는 몸도 마음도
내 자식에게 주는 마음의 반도 못 주었나 싶습니다.


친정 부모님...
여행 다녀와서 강행군을 하셔서인지 몸살이 났다 하시길래
예전같으면 몸살 날 일도 아니것만...
그렇게 강건 하셨것만 ...아...늙으셨구나...... 하는 마음이
새삼 깨진 유리 파편같이 깊은곳에 박혀 얄궂게 건드리고 갑니다.


어제 밤에 늦은 시간에 들러보니
잠옷 바람으로 앉자 있는 부모님의 물기없이 푸석하고 메마른
빗장뼈의 앙상함에 마음이 싸~하니 아립니다.


일년에 하루 어버이 날이 아니고
일년의 삼백예순 몇날이 다...어버이 날인데도.
사랑이 내리 사랑이라고 변명하면서
부모님의 아픈 몸을 잊고 살 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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