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족

황룡구 오채지에서...(2023-10-22)

박부용 2023. 11. 15. 19:20

아침 7시에 출발해서 한 시간 정도 가서 
황룡매표소에 도착하니 케이블카를 타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우리만 일찍인 줄 알았더니 이곳에 오니 관광버스가 주차장에 하나 가득이다.
줄이 족히 100m는 되는 듯하니 우리 인솔자가 12시나 돼야 케이블카를 타겠노라 하면서
걷기를 주장해서 우리는 3500m의 황룡을 가는데 2파트로 나누어 정상 A팀, 중도 B팀.
남편과 나는 고산증을 어쩌나 했지만 구채구에서도 별 탈 없어서 그냥 A팀에서 걷기로 했다.
그런데 변수는 밤새 눈이 왔다고 추운 기온에 나무데크가 눈과 함께 얼어 있었다.
난 부츠를 신었는데 밑창이 닳아서 미끄러웠고 남편은 운동화라 그나마 나았다.
남편 손을 잡고 차박차박 천천히 걸었는데 중간중간에 미끌미끌 넘어질 뻔하였지만
해가 비치는 곳은 데크에 얼어붙은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내려 올 일이 걱정인데 남편은 내려올 때쯤이면 해가 많이 떠올라 얼음이 녹을 거라고,
1992년에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될 만큼 아름다웠다.
5가지 색으로 빛을 낸다는 황룡으로 올라가는 곳에
빛나는 연못들은 그야말로 장관이고 설산과 함께 파란 하늘은 눈이 부시다 못해 황홀하다.
황룡중사까지 올라가니 숨을 헐떡이며 드러누웠다.
남편은  그곳의 휴게소에서 도넛을 두 개 사 와서 한 개씩 먹으니 살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남은 600m 정도인 황룡으로 갈려하니 가이드가 막는다.
하산 시간이 촉박하다고 그냥 내려가라는데 시간을  좀 더 주면 될 것을  많이 아쉽긴 하지만 
단체니 어쩔 수 없이 하산하면서 구시렁대니 우리 팀 28명 중에 젊은 사람 3명만 갔다 왔다고 하네.
30여 분만 더 주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고산증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래도 구채구 와는 또 다른 물빛으로 티파니블루 같은 빛깔을 띠고 있다.
참 좋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중국에 첨으로 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케이블카를 안 타고 걸어간 것이 남편도 힘들었지만  이 정도쯤이야.. 하고는 너무 좋았다고
남편 말대로 내려올 때는 얼음이 다 녹아 흔적도 없었다.
고산증도  모르고 힘든 것도 많이 못 느끼고 날아갈 듯이 내려왔다.
아! 난 역시 체력이 좋은 편이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