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유월의 안산...(2004-6-8)

박부용 2018. 9. 20. 20:48

비가 온다고 하더니 바람에 물기를 품고 불어 온다.
한동안의 더위로 사람을 지치게 하더니....
이제야 계절이 정신을 차린듯 하다.
아침에 서늘한 바람을 등지고 산에 다녀 왔다.
비가 온다고 해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다.
내가 앉자 쉬는 소나무 숲에서 청솔모의 잔재주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랑 눈맞춤이 괘씸한지 너풀대는 꼬리를 흔들며 사라진다.
땀이 금방 식어 한기가 든다.
산딸기가 제법 붉게 익어 간다.
손을 타기전에 한껏 들여다 본다.
싸리나무잎이 한껏 풍성해지면서 자주빛의 꽃을 피우려
안으로 한껏 담금질을 한다.
이젠 푸르름에 지쳐 꽃들은 열매를 맺어간다.
층층나무의 간드러진 열매를 본다.
검붉은 버찌가 땅에 밟혀 피고름을 연상하게 한다.
사람들은 익지도 않은 복숭아나무를 억세게 흔들어
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열매를 떨구어 놓기도 한다.
그 열매를 맺기위해
한 겨울을 땅속에서 참으로 오래 견디어 냈을 아픔과 추위인데....
사람들은 숲은 사랑하지만
미련한 사랑을 하는것 같아 가슴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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