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나중에는...(2007-6-8)

박부용 2018. 9. 20. 22:30


바람 한 점 없이 햇살은 희뿌옇게 퍼져가는데
 갈 곳 잃어 방충망에 붙어 있는 벌레 한.마.리.
 
베란다에 화분도 기운을 잃고 늘어지고
 시원한 물 한바가지 끼얹져 주면 좋을텐데..
 
이집의 남자는 널널히 푸른 초원을 넘나들며 
 자그마한 흰공에 목숨 걸고 있을테고
 
여자는 기운이 없이 흐느작 거리니 
 혼자 꽃 피우기도 송구스러웠던가.
 
슬슬 여름을 타며 같이 늘어지기를 작정하지만
 한소큼의 구정물도 좋으니 선처를 바라는것 같은데
 밥맛도 없고...
 
무기력하게 축 쳐져서 손가락하나 움직이는게 싫어 
 슬그머니 외면을 한다.
 
초록이 지쳐서 이젠 검푸르게 변하는 나무들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에 가차 없음을 알고
 나이 먹어감에 세월의 때를 닦지도 못하고 ...
 그냥..이렇게 보내는시간들이
 
나중에 
 내 인생의 기록부에는 어떤 모습으로 적힐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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